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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상

관상 觀相 의 뜻

by 씨크릿 2018.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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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상 각 부위 명칭도

      


내용

상에서는 얼굴의 골격·색택(色澤) 및 주요 부위가 중요하게 여겨지지만, 이것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이 밖에 주름살·사마귀·점·모발 및 상처의 흔적, 손발의 형상, 신체거동의 특징과 음성 등도 함께 따진다. 그래서 신체의 상은 얼굴·뼈·손·눈썹·코·입·귀·가슴·발의 생김새에 따라 면상(面相)·골상(骨相)·수상(手相)·미상(眉相)·비상(鼻相)·구상(口相)·이상(耳相)·흉상(胸相)·족상(足相)으로 나누어진다.


동작에 있어서도 언어·호흡·걸음걸이·앉은 모양·누운 모양·먹는 모양 등이 관찰되어, 각기 그 특징에 따라 점친다. 또한, 사주를 함께 따지기도 하고 기색(氣色)을 아울러 보며 심상(心相)마저 헤아리니, 관상은 인간의 운명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종합적인 점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법은 본래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에 고유한 형태로 있었을 것이나, 오늘날 동아시아에 두루 통용되는 상법은 중국에서 체계화되어 왔다. 문헌을 고찰하면 중국의 인상학(人相學)은 주나라까지 올라간다. 노나라의 내사(內史) 숙복(叔服)은 재상 공손교(公孫敎)의 두 아들의 상을 보았는데, 그의 예언이 뒷날 적중하였다 해서 관상법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사람 고포자경(姑布子卿)이 공자의 상을 보고 장차 대성인이 될 것을 예언하였으며, 전국시대 위나라의 당거(唐擧)도 상술로 이름이 높았다 한다. 그러나 이들의 상법이 기록으로 후세에 전해온 것은 없다. 그 밖에 유방(劉邦)의 상을 보고 왕이 될 것을 예언한 여공(呂公)과 삼국시대의 관로(管輅)가 관상가로서 이름을 드날렸다.

인상학 관계의 저술로 전해오는 것은 주나라 말 한신(韓信)의 상을 보아주고 권세와 재력을 누렸다는 허부(許負)의 ≪인륜식감 人倫識鑑≫이 있다. 남북조시대에는 달마(達磨)가 인도에서 중국에 들어와 선종을 일으킨 동시에 ≪달마상법 達磨相法≫을 써서 후세에 전하였다.


종래 관상가를 일러 선가(仙家)라 하였는데, 이로부터 상학의 용어가 자연히 선가와 불가(佛家)의 차이를 보게 되었다. 예컨대, 눈을 선가에서는 신(神) 또는 용궁(龍宮)이라 한 반면, 불가는 그것을 정함(精含) 또는 광전(光殿)이라 일러온다. 그 뒤 송나라가 일어서기 직전 화산(華山)의 마의도사(麻衣道士)가 그 때까지 구전이나 비전(祕傳)으로 내려오던 여러 계통의 상법을 종합하여 ≪마의상법 麻衣相法≫을 창안하였다.


이리하여 관상학은 체계화되었거니와, ≪마의상법≫은 ≪달마상법≫과 함께 오늘날 상학의 2대상전(二大相典)을 이룬다. 그 밖에 ≪수경집 水鏡集≫·≪신상전편 神相全篇≫·≪풍감원리 風鑑原理≫·≪면상비급 面上秘芨≫ 등이 상서로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우리 나라의 상학은 고대 신교(神敎)의 융성과 오래됨으로 미루어보건대, 이미 예로부터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도교를 수입하게 되면서 그쪽의 상학이 이 땅에 전해지게 되었다. 백제의 왕인(王仁)과 아직기(阿直岐)는 4세기에 일본에 학문을 전해준 비조로 손꼽히고, 도교 또한 이들을 통하여 일본으로 전수되었으니, 백제의 상학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고, 또 일본의 상학이 우리 나라로부터 전수받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관상학이 본격적으로 우리 나라에 수입된 것은 7세기 초 신라의 선덕여왕 때로 짐작된다. 당시 승려들이 달마의 상법을 받아 유명한 사람들의 상을 보고 미래의 일을 점쳤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고려 말 혜징(惠澄)이 이성계(李成桂)의 상을 보고 장차 군왕이 될 것을 예언한 일, 세조 때 영통사(靈通寺)의 한 도승이 한명회(韓明澮)를 보고 재상이 될 것을 예측했다는 이야기 등은 우리 나라 상학의 불교적인 전통을 잘 보여준다.


물론, 민간의 상학 전통도 계속되었으니, ≪대동기문 大東奇聞≫에는 상가들이 고관대작의 집에 빈번히 출입하였음을 전한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 나라 상학의 불교적 전통으로는 보우(普愚)를 조종(祖宗)으로 삼아 대개 다섯 맥이 전하여 오는데, 그 가운데 해동조파(海東祖派)는 직계로서 21대를 이어져옴을 자랑하기도 한다.


관상의 중심은 역시 얼굴에 두어지는바, 그것을 주로 ≪마의상법≫에 의거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얼굴에 오관(五官)·육부(六府)·삼재(三才)·삼정(三停)·오성(五星)·육요(六曜)·오악(五嶽)·사독(四瀆)·십이궁(十二宮)·사학당(四學堂)·팔학당(八學堂) 등을 잡고 그것을 관찰함으로써 상을 본다.


오관은 귀·눈썹·눈·코·입을 가리키고, 육부는 얼굴을 좌우로 양분한 뒤 각기 상·중·하부로 나누어 관상한다. 삼재는 이마·코·턱을 천(天)·지(地)·인(人)으로 구분하고, 삼정은 삼재와 같은 부위를 상·중·하정으로 나눈다. 오성은 금·목·수·화·토성을 각기 왼쪽 귀·오른쪽 귀·입·이마·코에 배치한 것이다.


육요는 태양성(太陽星)·월패성(月孛星)·자기성(紫炁星)·태음성(太陰星)·나후성(羅喉星)·계도성(計都星)으로 나누며, 오악은 오른쪽 광대뼈·왼쪽 광대뼈·이마·턱·코를 각기 동·서·남·북·중으로 잡아 거기에 태산(泰山)·화산(華山)·형산(衡山)·항산(恒山)·숭산(嵩山)을 배치한다. 사독은 귀·눈·코·입을 강(江)·하(河)·회(淮)·제(濟)에 비정한다.


얼굴 각 부위를 명궁(命宮)·재백(財帛)·형제·전택(田宅)·남녀·노복·처첩·질액(疾厄)·천이(遷移)·관록·복덕(福德)·상모(相貌)로 나누어 관상하는 것이 십이궁이다. 사학당에서는 눈·귀·이마·입을 관학당(官學堂)·외학당(外學堂)·녹학당(祿學堂)·내학당(內學堂)으로 한다. 팔학당은 눈썹·눈·이마·입술·귀·윗이마·인당(印堂)·혀를 반순학당(班笋學堂)·명수학당(明秀學堂)·고광학당(高廣學堂)·충신학당(忠信學堂)·총명학당(聰明學堂)·고명학당(高明學堂)·광대학당(光大學堂)·광덕학당(廣德學堂)으로 나누어 부귀·복덕·관록·수명 등을 점친다.


또 얼굴빛의 청탁을 보아 관상하는 법도 있다. 그것이 맑으면 부자이거나 벼슬하는 사람이고 탁하면 노고가 많은 사람으로 본다. 청격(淸格)은 얼굴빛이 윤택, 선명하고, 눈에 광채가 있고, 눈썹이 청수하고, 이마의 뼈가 나와 넓고, 입과 귀와 코가 잘생긴 얼굴이다.


이러한 관상법이 대개 중국에서 체계화되고 발전되어 온 만큼 우리 나라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에 적합하지 않은 점이 적지않다. 그래서 우리 나라의 상법은 중국과 약간 다르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오악 가운데 이마가 좋은 것을 크게 치지만 우리는 턱이 좋은 것을 최고로 친다. 눈의 경우 중국에서는 3할 정도의 비중을 두지만 우리는 5할 정도로 높게 평가한다.

귀를 보는 법도 달라서 중국에서는 그것으로써 장수를 살피지만 우리 나라 상법에서는 장수와 자손을 아울러 따진다. 또, 중국에서는 십이궁 가운데 재백궁인 코가 무조건 높아야 좋다고 하나 우리는 그것이 입술을 덮으면 패가망신하는 것으로 본다.


이 밖에 우리 나라에서 개발된 상법으로는 얼굴 각 부위의 치수를 재는 법을 들 수 있다. 그래서 오늘날의 이름난 어떤 관상가는 얼굴 각 부위를 자로 재서 상을 본다. 세조 때 한명회의 상을 자로 재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것을 보면 이 전통은 역사가 꽤 오래된 듯하다.


우리 나라에서 개발된 관상법으로 또한 일월각(日月角)을 들 수 있다. 이것은 오성에 의거하고 극히 소수의 관상가에 의하여 실용되고 있지만, 중국의 그것과는 다르다. 오성은 오행(五行)을 그 원리로 삼거니와, 화성인 이마는 모가 나야 하고, 토성인 코는 두둑하여야 오래 살 수 있는 것으로 여긴다. 목성인 오른쪽 귀는 코를 향해 있어야 오복을 누리며, 금성인 왼쪽 귀는 빛깔이 희면 관직을 얻는다고 한다.


그러나 일월각에서는 오른쪽 귀·왼쪽 귀·이마·턱·코의 순서로 금·목·수·화·토를 잡고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일과 월로 정하여 양쪽 눈의 생김새를 중심으로 상을 따진다. 정좌하여 상을 보아 눈꼬리가 동쪽인 목의 방향에서 올라가고 서쪽인 금에서 내려갔으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금은 물을 만나야 하므로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야 하고, 목은 화로 내려가야 하므로 눈꼬리가 처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관상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면서 얼굴 및 사람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기업체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관상을 보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은 고전소설이나 속담 등에서도 확인된다. 고전소설인 <구운몽>에 양소유의 관상이 두 눈썹은 다른 사람과는 달리 봉의 눈이 살쩍을 향했으니 벼슬이 삼정승에 이를 것이라고 되어 있다.


속담에도 얼굴의 각 부위를 두고 상의 길흉을 말한 것이 적지않다. 예컨대, ‘이마가 벗어지면 공것 즐긴다.’거나 ‘사주에 없는 관을 쓰면 이마가 벗어진다.’ 하였고, ‘귀가 보배다.’ 또는 ‘귀 작으면 앙큼하고 담대하다.’는 속담도 있다. ‘밥이 얼굴에 덕적덕적 붙었다.’는 속담은 얼굴 전체의 유복한 상을 두고 쓰인다.


관상은 일반적으로 우리 생활에 보편화되어 있거니와, 상 보는 것을 전업으로 삼는 이를 관상가라고 한다. 관상가는 오늘날 사주를 보거나 작명하는 사람 등과 같이 역술인의 범주에 든다. 그러므로 이들은 대부분 서너 개의 역술단체에 소속되어 영업을 한다. 역학인은 전국적인 조직을 자랑하는 대한승공경신연합회(大韓勝共敬神聯合會)의 무당을 포함하여 전국에 약 2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가운데 관상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대략 1,500명이다.


사람의 상은 일생을 통하여 늘 변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사람의 빈부귀천이 바뀌는 데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의 상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을 종합해 보면, 그 시대의 운세를 점치기가 어렵지 않다. 오늘날 한국인의 얼굴은 예전에 비하여 크게 변하였다는 것이 관상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사회의 부가 늘어나고 식생활이 크게 개선된 점이 여기에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 최근 이렇게 변한 것을 살펴보면, 먼저 체격이 커진 사실을 들 수 있다. 그리고 눈썹이 적어졌는데, 그것은 요즈음 사람들의 심성이 고독해진 것을 가리킨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이전에 대부분 골격형이었는데 오늘날에는 비만형이 많아졌다. 광대뼈가 줄어든 것도 변화로 주목된다. 이것은 관상에서 보면 그만큼 주체성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고생스러운 일이 많이 없어짐에 따라 잔주름이 없어져 가는 현상도 눈에 띈다. 그리고 목소리를 보면 옛날 남성의 것은 오행의 토에 해당하였으나 요사이 금으로 바뀌었다. 희생정신이나 도의심이 그 동안 많이 적어졌음을 여기서 보게 된다.

그러나 인상을 보는 것이 심상을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마음의 상태와 변화는 물론 인상에 다소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마음은 깨닫고 반성하고 느끼고 다듬을 수 있는 것이기에 평소 선한 마음을 일으키고 바로잡아 나간다면, 그 사람의 삶을 능히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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